슬기로운 지식생활

법륜스님의 < 행복 >

미네르바minerva 2020. 12. 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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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륜스님께 올립니다.

 

 

  법륜스님 안녕하십니까? 스님께서는 다양한 구호활동과 즉문즉설 강연으로 인해 국내각지는 물론이고, 해외일정도 무척이나 빡빡하고 바쁜 일정으로 다니고 계실텐데, 환절기에 건강은 잘 챙기고 계신지요?

 

  이제야 제 소개를 하게 된것을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십시오.

  저는 올해로 44살이 된 ###이라고 합니다.저의 친조부께서 남동생을 얻으라고 남자 이름을 지어주신 것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중학교 3학년남자아이, 고3 딸아이를 둔 엄마로써,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한 직장에 23년째 다니고 있는, 평범하고도 행복하고 싶은 직장맘입니다.

 

  제가 이렇게 스님께 편지를 쓰게 된 이유는, 작년 이맘때쯤 읽게된 <행복>이라는 책을 읽고, 긴 직장생활과 지쳐버린 가정생활을 느리지만 천천히 바로잡아가는 여정을 시작했다는걸 말씀드리고 싶어서입니다.

 

 

 

  보통 책을 받으면 저는 저자의 약력부터 살펴보는 습관이 있는데, 그 약력옆에 씌여있던 몇줄의 글귀가 어서 읽어보고 싶다는 궁금증을 증폭시켰는지도 모릅니다.

 

---“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진실로 그 행복과 불행

다른 사람이 만드는 것 아니네“

이렇게 스님과의 인연은 하나씩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직장생활을 오래하다보니, 항상 마지막에 맴도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왜 그때 당시 상대의 말에 화내거나 대꾸하지 못했을까’ 제 스스로에게도 화가나고, 그런날이면 집에 돌아와서도 괜스리 남편이나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기도 했습니다. 다음에 또 비슷한 상황이 되면, 그대는 이렇게 말도 쏘아붙여줘야지 생각하며, 제자신을 위로했습니다.

  하지만 스님의 책을 읽다보니, 그러한 방법들은 저자신을 사랑하고 위로하는 방법이 아니라 오히려 스스로를 괴롭히고, 자유를 잃어버리는 것이라는걸 알게 됐습니다. 동시에 가족들까지 힘들게 했다는 사실도요.

 

  “따라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면 상대를 이기려는 생각, 미운 상대에게 적절한 말로 되받아치고 싶다는 생각 자체를 버려야 합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면 되물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하면 바보 같지 않습니까? 차라리 바보같은게 낫습니다. 똑똑하지도 않으면서 똑똑한 척하려면 힘이 듭니다. 그냥 아이고, 제가 잘못했습니다하고 끝내버리면 간단하잖아요. 그러면 상대를 제압할 적절한 단어를 찾으려고 머리를 안 굴려도 됩니다. 말로 이기는 걸 너무 좋아하지 마세요. 또 말로 지는 것을 패배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기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패배도 있습니다. 이기려는 생각이 없으면, 패배할 일도 없습니다.”

 

  또 하나는 ‘나만 손해보는 것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 저를 발견하면서부터입니다.

  사실 직장생활하랴 애키우랴 정말 바쁘고 정신없이 살아왔습니다.

  아이들이 어느정도 크고 생각해보니 비교적 출장이 잦은 남편보다, 출퇴근 시간이 일정한 제가 돈도벌고, 살림도 다하고, 이건 정말 밑져도 너무 밑진다는 생각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부터 요리도 집안일도 하나도 즐겁고 행복하지가 않고, 남편과 가족들에게 잔소리 폭격이 시작되었습니다. 내가 열 개를 하면, 적어도 하나는 내가 원하는걸 해줘야하는 것 아닌가하는 “Give and take"를 바란 것이죠.

당연히 남편과도 말다툼이 잦아졌고, 다른 남편은 이렇게 해준다더라하는 비교까지, 닭이 먼저인지 계란이 먼저인지와 같이 답이 없는 소모전을 계속하고 있을 때 법륜스님의 책을 만난것입니다.

 

  “나는 너를 위해서 이렇게 해주는데 너는 나한테 해준 게 뭐가있냐하는 것은 거래에 불과합니다.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대가를 바라면 그때부터는 원수가 되기 쉬워요. 바라는 그 마음이 채워지지 않으면, 섭섭한 마음이 쌓이고 갈등이 불거집니다. 이럴 땐 차라리 가족에게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현명해요. 가까운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것은 사랑을 준만큼 받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주면 받을 확률은 높지만 행여 못 받게 되었을 때는 고통이 따릅니다. 그러면 배신감이 들게돼요. 받지도 못할 사랑을 내가 무엇 때문에 주었나. 그렇게 사랑하는 마음이 미움이 되고 실망하는 마음으로 바뀌는 것은 상대방 때문이 아니라 준 만큼 받고 싶어하는 내 마음 때문임을 알아야 합니다.”

 

  단지 책을 읽고, 그러한 모든 것들이 현실에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었지만, 가슴에 그러한 상황을 품고, 여러 상황에서 책만을 떠올리며 내가 참겠다, 희생하겠는 생각또한 옳지 않더군요.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거치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저혼자가 아닌 가족과함께 속도를 맞추며 나아가려고 합니다.

 

  법륜스님을 실제로 만나뵙거나, 서로를 알아볼수는 없겠지만, 제 삶이 바뀌게 된 스님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도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가장 드리고 싶었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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