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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리아스, 영웅들의 전장에서 싹튼 운명의 서사시 1 >

미네르바minerva 2020. 12. 2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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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ㅓ


 일리아스는 호메로스가 지은 서사시, 즉 이야기 시이다. 서양 최초의 문학작품이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다 문자로 기록된 시(구송시oral poerty)이며, 반복적인 운율에 맞춰 이야기를 전해주는 시(서사시)로써, 분량은 약 1만 5천행에 다다른다. 기원전 13세기에 있었다는 트로이아 전쟁 중에 아킬레우스라는 영웅이 분노한 사건의 전말이다.

 

  처음 마주하게 되는 장면은 파리스가 메넬라오스에게 대결을 제안하는 장면이다.

 

이리하여 각각의 부대들이 지휘관들과 함께 정렬되었을 때

트로이아인들은 새떼처럼 소리를 지르고 떠들며 나아갔다.

그 광경은 마치 두루미들이 겨울과 큰 비를 피하여

소리를 지르며 오케아노스의 흐름을 향하여 날아가서는

퓌그마이오이족에게 살육과 죽음의 운명을 가져다주고자

-----이들은 이른 아침부터 무자비한 싸움을 시작 한다-----

.

  이렇게 일촉즉발의 순간에, 갑자기 파리스가 누구든지 자기와 한판 붙어보자는 어이없는 제안을 한 것이다. 이 섬약한 미남의 당돌한 제안에 뛰어나간 상대는 바로 헬레네의 남편‘메넬라오스’였다. 그가 달려 나오자 파리스가 문득 겁이 나서 동료들 사이로 숨어버린다. 그러자 헥토르가 동생을 나무라며, 헬레나를 데려와 온 나라에 고통을 준 것을 상기시킨다.

 파리스는 다시 메넬라오스와 단독으로 대결하겠다고 선언하며, 헥토르가 이 제안을 전하고, 메넬라오스가 응한다. 대신 트로이아 국왕인 프리아모스가 직접 나와 제물을 바치기로 한다.

헬레네와 파리스 출처 네이버

 

  한편 헬레네는 성벽에서 원로들과 희랍군을 내려다보고, 이 땅에 오기 전에 차라리 죽었다면 좋았을거라고 자책한다.

제물(양)을 바치는 의식이 진행되고, 프리아모스는 제물로 잡은 양을 다시 전차에 싣는데, 이 장면은 나중에 프리아모스가 헥토르의 시신을 다시 실어갈 것을 예고하는 장면으로 해석된다. 옛 서사시에는 많은 일들이 되풀이해 일어나는 경향이 있는데, 지금 이 장면이 나중에 일종의 ‘인신희생’이 되는 헥토르의 죽음을 미리 보여 주는 것이란 말이다.

 

  이제 대결을 시작하게 되는데, 파리스는 원래 궁수여서 창을 던지지만, 상대의 방패를 뚫지 못하고, 메넬라오스가 몇 차례 치명적인 공격을 가하지만, 신의 개입으로 홀연히 파리스가 사라지고 만다. 아프로디테가 파리스를 헬레나가 있는 침실로 데려가 버린 것이다.

  이제 제우스는 아테네를 파견하여, 다시 전투를 재개되게끔 일을 맡긴다. 트로이아인들로 하여금 먼저 맹약을 깨도록 만들라는 것이다.

아테네는 판다로스를 부추겨 메넬라오스에게 화살을 날리도록 하고, 판다로스는 방패 뒤에 숨어 화살을 쏜다. 치명상은 아니었지만, 메넬라오스의 형인 아가멤논은 신뢰 없는 트로이아인들을 비난하고, 신들의 복수로 멸망하고야 말리라고 선언한다.

 

  이제 희랍군들도 다시 전열을 정비하며, 아가멤논은 주요 지휘관들을 둘러본다.

  트로이아에 모인 희랍군 영웅들은 저마다 독립된 왕국의 수장들로서 특별히 아가멤논의 명을 따를 필요가 없다. 특히나 희랍군 가운데 가장 뛰어난 아킬레우스는 더욱 그러하다.

 

  이도메네우스, 두 아이아스, 네스토르, 오뒷세우스, 디오메데스와 스테넬로스가 이끄는 부대가 나란히 서있다. 아가멤논은 순간 디오메데스를 비난하지만, 반박하는 동료를 만류한다. 이 디오메데스는 아킬레우스와 비슷한 듯 다른, 전투에 능하나 겸손하고 온화한 인물이다. 이제 드디어 첫날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안틸로코스라는 희랍군전사가 체케폴로스라는 트로이아 전사를, 시모에이시오스가 큰 아이아스에게 죽고, 오뒷세우스의 동료 레우코스가 죽는다. 오뒷세우스는 데모코은을 죽이고, 페이로스가 돌로 디오레스를 쳐서 죽인다. 또 토아스가 페이로스를 죽인다. 이 첫날의 전투가 지난 9년동안 양쪽 군대가 얼마나 치열하게 싸웠는지를 보여주는 축소판인 것이다.

 

  디오메데스에게 아테네가 힘을 주어, 대활약을 펼치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판다로스의 화살을 맞지만, 아테네 여신이 다시 치료해주며, 판다로스와 맞서게 된다. 궁수인 판다로스가 자신의 주무기인 활을 내려놓고, 창을 들었을 때, 우리는 이미 그가 패배하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판다로스는 “화살에 이어 쓰라린 창 맛을 보라”며 창을 던지지만 실패하고, 디오메데스가 던진 창은 판다로스의 얼굴을 맞히고 이와 혀, 턱을 꿰뚫는다. 바로 ‘밤의 어둠이 그의 두 눈을 덮은 것’이다.

 

  디오메데스가 아킬레우스의 대역 노릇을 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의 부상과, 뒤에 보게 될 다른 대역 파트로클로스의 죽음,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아킬레우스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오르막 진행이 형성되고 있다.

  디오메데스는 여신 아프로디테까지 부상시키고, 아이네이아스에게 덤비지만, 아폴론에게 막혀서 공격에 실패한다.

 

  아폴론이 아레스를 아레스가 트로이아군을 독려했듯이, 사르페돈이 헥토르를 꾸짖어 앞서게 하고, 헥토르는 자기 동료들을 독려한 것이다. 다시 싸움이 불붙고, 아가멤논은 다른 사람 앞에서 체면을 잃지 말라며 부하들을 부추긴다. 트로이의 전사 사르페돈은 틀레폴레모스라는 희랍군 전사와의 대결에서 승리한다. 사르페돈은 제우스의 자식이며, 틀레폴레모스는 헤라클레스의 아들, 제우스의 손자여서 사르페돈의 혈통이 더 높으며, 이 서사시가 계급사회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헤라는 아테네를 불러 전투에 개입하자고 제안을 한다. 헤라는 대중 전체를 격려하고, 아테네는 디오메데스 개인을 격려하고 있다. 아레스는 디오메데스에게 공격당하고, 올림포스로 달아난다. 그곳에서 아레스는 제우스에게 불평하며, 아테네를 비난하지만, 도리어 꾸짖음을 당했다. “만일 네가 다른 신의 자식으로 태어나 이렇게 난폭하게 굴었더라면 벌써 우라노스의 아들들보다 더 깊은 곳에 가 있었으리라.”며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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