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의 주인공 명준은 자신의 이념을 쫓아 월북한 아버지로 인해, 경찰의 소환을 받고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한다. 그곳에서 사회 전역에 널리 퍼져있는 무소불위의 권력, 즉 이 사회를 움직이는 궁극적인 힘이 광기의 이성이 규율하는 궁극적인 원리를 형성하고 있다는 공포를 경험한다. 떠밀리듯 명준은 월북을 감행한다. 북한에서 노동신문 편집기자로 일하게 되지만, 그곳에서의 생활 또한 당이 개인의 욕망은 물론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왜곡하면서 자신이 내건 총체성을 지켜 내고 있었던 것이다. 명준은 북한사회를 “광장에는 꼭두각시뿐 사람은 없었다”라고 규정하며, 역시 북한에서도 밀실과 광장이 조화를 이룬 사회라는 목적은 실현될 가능성이 없음을 절감하고 절망한다. 이런 명준에게 사랑은 밀실과 광장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