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지식생활

< 로빈슨 크루소 >

미네르바minerva 2020. 12. 21. 22:25
728x90

 『로빈슨 크루소』는 셀커크(Alexander Selkirk)라는 사회적 사건에 편승한 작품이다. 작가 디포는 이 사건을 과장하고, 가상의 사건과 엮으며 주인공의 활동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인 듯 그려내, 독자들의 흥미를 자극하였다. 단지 소설의 상상이 허구에 머물지 않고, 일정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17, 18세기의 역사를 담고 있다.

영국 다니엘디포의 장편소설 출처 네이버

 

  전형적인 중산층의 평온한 삶을 살던 로빈슨 크루소는 법률가가 되기를 바라셨던 부모님의 기대와는 달리 원래 선원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릎 쓰고, 19세에 선원이 된 크루소는 항해 도중 폭풍우에 배가 가라앉아 구조되는 등 어려움을 겪지만, 오히려 아프리카로 가는 더 험난한 항해를 택한다.

  그러다가 남아메리카 북부 베네수엘라를 가로지르는 오리노코 하구 근처의 한 무인도에서 표류되어 홀로 살아남아 무인도에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섬에 온지 15년 정도 되는 어느 날 야만인에게 잡아먹힐 상황에 처한 포로한명을 구하고 ‘금요일’

이라는 이름도 붙여준다. ‘금요일’에게 영어와 기독교 교리를 가르쳐주고 식인행위를 그만두게 한다. 통나무배를 만들어 섬을 떠나려는데 식인종들에게 잡혀온 또 다른 포로를 구하게 된다. 한명은 에스파냐 사람, 다른 한사람은 ‘금요일’의 아버지였다.

 

 다시 문명세계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는데, 낯선 영국 배 한척이 섬에 다다른다. 반란을 일으킨 선원들을 제압하고, 영국배를 타고 28년만에 백인들의 문명을 배우고 싶어 하는 ‘금요일’과 영국으로 떠난다.

  이 책의 초반에 로빈슨 크루소의 부모님을 말씀을 새겨보면, 당시 영국 중산층의 가치관을 알 수 있다. 개인주의적이고  세속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현세에서의 경제적 성공에 큰 가치관을 부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로빈슨은 자신이 나고 자란 곳에서 아버지가 물려주신 사업을 이어받아 살아갔다면, 큰 문제없이 평탄하게 살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시 18세기는 산업화의 결과로 많은 노동인구가 필요했고 몇몇 강대국들이 경쟁적으로 식민지를 확보해나가던 시기였다. ‘야만스러운 유색 인종’을 문명세계로 이끈다는 그릇된 제국주의적 사명감이 자리 잡고 있던 시기이기도 하다. 로빈슨이 항해에 나서는 배경에는 영국이 해상 강국으로서 야심을 품고, 해외 식민지 확립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잘 나타나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무인도에서 홀로 생활하며, 사람을 그리워하던 로빈슨이 드디어 만난 사람인 ‘금요일’을 자신이 문명을 가르쳐야할 ‘야만인=노예’로 대하는 모습이 느껴졌다.

  모험 소설이지만 당시의 많은 사회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작품으로서,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 돌아온 영웅으로서의 로빈슨 크루소는 그 시대당시 최고의 영웅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단지 자신들이 세운 ‘문명인’이라는 기준과 명분으로 원주민들을 ‘야만인’이라고 여겼던 유럽인들을 생각하니, 구한말 일본에 의해 제국주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았던 우리나라 입장이 함께 떠올랐다.

영국 제국주의 풍자화 출처 네이버
728x90

'슬기로운 지식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광장 > 최인훈 장편소설  (0) 2020.12.22
일본 소설 < 그 후 >  (0) 2020.12.21
< 돈키호테 >  (0) 2020.12.21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0) 2020.12.21
변화된 여성의 역할문화 2  (0) 2020.12.20